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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574280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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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한 개피'→ ‘한 개비' 바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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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직원들과 노래방에 간다. 노래 부르는 것에 재주는 없지만 동료들과 있는 것이 좋아서 마다 않고 따라간다.
또 한 시간 이상 소리를 지르다보면 마음 속까지 시원해지기도 한다. 특히 노래방에서 놀다보면 흥에 민감한 나도 가만히 앉아있질 못한다. 시간이 제법 되면 한 두 사람은 꼭 넥타이를 머리에 두르는 등 덩달아 춤을 추는데 이 때 쯤 되면 흥겨움도 극에 다다르고 복잡한 세상사도 잊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좋다.
'개피'는 잘못된 말, '개비'가 바른말
그런데 최근 노래방에 가서 ‘담배 한 개피’라는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노는데 치중하지 못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캐느라 부산을 떨었다.
이 노래의 제목 ‘담배 한 개피’는 정서법이 바르지 않다. 가사에도 ‘담배 한 개피 만큼만 더 있다가도 되죠,(중략) 난 그저 담배 한 개피면, 난 그저 한숨 한번이면∼’며 ‘담배 한 개피’가 반복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금연사이트 등에도 ‘담배 한 개피가 당신의 생명을 6분씩 단축시켜, 흡연자는 비 흡연자에 비해 수명이 최고 20년 단축되고 사망률이 14배 증가한다’며 ‘개피’라고 많이 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개피’는 식물이름이다. 담배의 낱개를 헤아릴 때는 ‘개비’라고 해야 한다. ‘개비’는 가늘게 쪼갠 나무도막 또는 그것을 세는 단위(살강 밑의 부러진 숟갈 한 도막 헛간에서 장작 한 개비 구경하지 못한 형편이었다. - 이문구의 <관촌수필>)로, 성냥개비, 장작개비에 쓰이기도 한다.
'가치'라는 말 북한에서 많이쓰는 표현
낱개 담배를 이르면서 군가에서 ‘한 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고’처럼 ‘가치’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가치’라는 말은 우리말과 뜻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북한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다. 북에서는 궐련(‘만 담배’라는 뜻의 권연이 변해서 된 말)을 마라초나 가치담배라고 한다.
금연 설문조사 문구에서 ‘애인이나 가족이 담배를 보루째 사다놓고 줄담배로 피워댈 때∼’라며, ‘보루’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말의 어원이 일본어이고, 영어 ‘board’를 일본에서 그렇게 읽은 것으로 해설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담배 열 갑을 이르지만, 북에서는 담배 서른 갑을 이른다는 설명까지 덧붙여 놓았다.
그러나 ‘보루’가 일본에서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영어의 ‘carton’(영어권 나라도 한 상자의 담배는 - a carton of cigarettes)을 가져다 ‘카-톤’이라고 하고 있다.
'보루'의 어원은 우리말의 ‘골판지’에 해당하는 영어 ‘card board’로부터 찾아야 한다. 담배는 일제 때만 해도 갑 단위로만 거래되었다. 그러다가 미군이 들어오면서 10갑 단위의 포장이 생겼고, 이 포장을 ‘마분지’(board)로 했다.
‘마분지’로 포장된 담배 한 포를 보는 순간, 일본말에 익숙해져 있는 언중들은 ‘board’의 일본식 발음 ‘보르지’가 생각났고, 이 말은 일본인들의 발음 속성에 맞게 ‘보루’라는 말로 굳어진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오뎅/덴푸라.뎀뿌라’ 등을 ‘꼬치.꼬치안주/튀김’으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했으면서도, 국적 불명의 ‘보루’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뿐 순화 용어도 없다.
이에 대해 넷포터는 ‘포’를 사용할 것을 주장한다. ‘포’는 일정한 양을 싼 인삼 또는 그것을 세는 단위로 쓰고 있는데, 담배를 세는 단위로 같이 써도 괜찮다. ‘담배 한 포.’
국민 생활에 활력을 주고 국민정서를 달래주는 노래방이 최근 영업이 안 된다고 한다. 이를 두고 관련 업체들은 코러스의 개발 등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 기계적인 개선만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노래 제목과 가사 표기를 바꾸는 데도 노력했으면 한다. 이렇게 하면 노래방이 올바른 문화 정책에도 기여한다는 칭찬을 듬뿍 받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국정넷포터 윤재열(http://tyoonkr.kll.co.kr)
2005/11/14 국정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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