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앞’이라고 하면 될 것을 ‘역전 앞’이라고 한다면 지적 대상이 된다. 말은 분명하면서도 간결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복했다고 해서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초가집’이나 ‘처갓집’, ‘상갓집’과 같은 말을 ‘가(家)’가 곧 ‘집’이니 뜻이 중복되었다고 문제 삼을 수 있을까. 아니다. ‘초가’, ‘처가’, ‘상가’라 해야 하고 ‘초가집’, ‘처갓집’, ‘상갓집’은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사전에도 양쪽 다 올라 있다.
그러나 ‘초가집’과 같은 예는 예외에 속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같거나 비슷한 의미의 말을 중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피하는 것이 좋다.
(1) 계속되어지고 있는 상황
(2) 구출되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1)과 (2)에서 ‘계속되어지고’와 ‘구출되어지기를’은 ‘계속되고’와 ‘구출되기를’로 하더라도 뜻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따라서 (1)과 (2)는 각각 다음과 같이 바꾸어 쓰는 것이 좋다.
(1-1) 계속되고 있는 상황
(2-1) 구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지다’는 ‘끊어지다’, ‘슬퍼지다’에서 보는 것처럼 동사나 형용사 어간에 붙어 피동이나 상태 변화의 뜻을 나타낸다. 그런데 ‘-되다’ 자체가 피동의 뜻을 나타내기 때문에 ‘-되어지다’는 의미가 중복된 표현이다. ‘-되다’만으로는 뜻이 불충분해 보여 ‘-되어지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되어지다’는 군더더기가 붙은 표현이며 간결성을 해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표현은 간결할수록 뜻을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