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4132838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어휘 풀이
[우리말바루기] 733. 혼동과 혼돈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게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 실현 가능성이 없을 때 곧잘 인용되는 이 구절은 오역이란 주장이 있다. 원래 히브리 성경에선 'gamta(밧줄)'인데 번역자가 'gamla(낙타)'로 착각해 잘못 옮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수는 번역자가 혼돈해서일까, 혼동해서일까.

혼돈은 마구 뒤섞여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한국은 기업이 망하고 나라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 "소말리아는 무정부 상태의 정치적 혼돈을 겪고 있다"처럼 쓰인다. 혼동은 "진달래와 철쭉은 꽃 모양이 비슷해 사람들이 많이 혼동한다" "부모조차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 혼동할 만큼 쌍둥이는 똑 닮았다"와 같이 쓰여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뒤섞어 생각하는 걸 말한다.

많은 사람이 "꿈과 현실을 혼돈하고 있다"처럼 혼동이 올 자리에 혼돈을 쓰지만 꿈과 현실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갈피를 못 잡는 게 아니라 둘을 뒤섞어 생각하기 때문에 가리지 못하는 것이므로 혼동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위의 경우도 번역자가 두 단어를 혼동해 잘못 번역하는 일이 생겼다고 해야 맞다.

2006/06/04 중앙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214 [우리말바루기] `뒤처지다`와 `뒤쳐지다` 2007/06/12 중앙일보
1213 [우리말바루기] 조국/모국/고국 2007/06/03 중앙일보
1212 [우리말바루기] 경구 투여 2007/05/30 중앙일보
1211 [우리말바루기] `찰나`와 `억겁` 2007/05/22 중앙일보
1210 [우리말바루기] `앎`과 `알음` 2007/05/21 중앙일보
1209 [우리말바루기] 금싸래기(?) 땅 2007/05/17 중앙일보
1208 [우리말바루기] 걷어부치다(?) 2007/05/16 중앙일보
1207 [우리말바루기] 구구히 / 구구이 2007/05/14 중앙일보
1206 [우리말바루기] 너글너글하다/느글느글하다 2007/05/10 중앙일보
1205 [우리말바루기] 진력하다/진력나다 2007/05/03 중앙일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