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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말뜻말맛] 파랗다와 푸르다/ 김수업

‘파랗다’와 ‘푸르다’가 헷갈린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24년에 나온 윤극영의 노래 <반달>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하고 나간다. 이때 벌써 하늘을 ‘푸르다’고 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도 ‘파랗다’를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새싹과 같이 밝고 선명하게 푸르다.” 이렇게 곧장 ‘푸르다’ 그것이라고 풀이해 놓고 있다. 또 ‘푸르다’를 찾으면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이렇게 ‘파랗다’를 풀이한 소리를 거의 그대로 되풀이해 놓았다.

그러나 ‘파랗다’는 “맑은 가을 하늘”까지만 맞다. 바다도 “깊은 바다”는 아니고 얕은 바다라야 그냥 ‘파랗다’ 할 수 있다. 깊은 바다라면 ‘새파랗다’ 아니면 ‘시퍼렇다’ 해야 한다. ‘푸르다’는 “풀의 빛깔과 같이”까지만 맞다. 그래서 ‘파랗다’의 풀이에 “새싹과 같이”는 ‘푸르다’ 쪽으로 옮겨야 하고, 마찬가지로 ‘푸르다’의 풀이에 쓰인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는 ‘파랗다’ 쪽에서만 써야 마땅한 것이다.

알다시피 길거리 신호등은 세상 어디서나 빛깔의 세 으뜸인 빨강(빨갛다), 파랑(파랗다), 노랑(노랗다)으로 나타낸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턴가 ‘파란 신호등’을 ‘푸른 신호등’으로 바꾸었다. ‘파랗다’와 ‘푸르다’의 헷갈림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풀빛은 ‘푸르다’로, 하늘빛은 ‘파랗다’로 바로잡도록 국어교육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2006/07/03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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