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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숨은말탐험] 분루 / 한용운

눈물과 관련된 낱말로 사전에 오른 한자말들이 서른 가지가 넘는다. 이 가운데 눈물을 흘리는 이유나 종류와 관련된 말로 ‘감루(感淚), 별루(別淚), 이루(離淚), 수루(愁淚), 열루(熱淚), 원루(寃淚), 자루(慈淚), 체루(涕淚), 향루(鄕淚), 혈루(血淚), 회루(悔淚) 따위가 있다. 이런 갖가지 낱말 가운데 감루, 혈루 또는 피눈물, 체루 정도만 문헌에서 그 쓰임이 확인될 뿐 나머지 낱말들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두루 버려도 될 말들이다.

한편, 눈물과 관련된 낱말로, 자주 쓰이면서도 아직 국어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말로 ‘분루’(忿淚·憤淚)가 있다. “9회 2사 만루의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한겨레>) “뚝발이가 머리를 흔들며 일어나 분루를 흘리는 꽃순일 휘어잡고는 … 바닥에 내리꽂았다.”(박하기, <완전한 만남>) “나는 그가 탄핵의 분루를 마시면서 하는 일이 왜 하필이면 대처일까 생각했다.”(민지네)

여기서 분루는 ‘분하여 흘리는 눈물’이란 뜻인데, 주로 ‘분루를 삼키다, 분루를 마시다, 분루를 흘리다’ 식으로 쓰인다. 이처럼 쓰임이 널리 확인되는 말은 출처나 조어 방식에 큰 문제가 없다면 적절히 대접할 필요가 있겠다.

월드컵 축구가 한창이다. 경기엔 승패가 있기 마련이다. 굳이 얽매일 일은 아니나, 땀 흘린 선수들이나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두루 이기고 짐에 따라 눈물을 삼키기도, 흘리기도 할 것이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2006/06/25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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