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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국어이야기]없지 않아 있다(?)

라디오에서는 매일 밤, 텔레비전에서는 주말에 여러 방송사에서 토론 프로그램이 방송됩니다. 최근에 화제가 되는 일에 대하여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출연하여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생각이 잘못되었으며 자신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주장합니다. 토론자들이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토론자 1(질문) :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그런 일들이 지금도 생기고 있습니까?

　토론자 2(대답) : 없다고 생각합니다.

　토론자 1(질문) : 정말로 그런 일들이 전혀 없습니까?

　토론자 2(대답) : 그러한 일들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토론자 1(질문) : 있기는 있군요. 그렇다면…….

　사회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토론자의 대답이 어찌된 까닭인지 분명하지 않게 들립니다. 아마도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분명하게 할 수 없는 입장이기에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사회자가 질문하는 일들이 전혀 없다고 대답을 할 수도 없고, 또한 그런 일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곤란한 경우이기에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ㄱ. 그런 일들이 아주 가끔씩 생깁니다.

　ㄴ. 그런 일들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없지 않아 있다’라는 표현에 대하여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마치 `없지 않아’가 원인이 되어 `있음’이라는 결과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없지 않다’라는 표현을 통하여 나타내고자 한 의미는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많지도 않으며 조금밖에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을 꼼꼼하게 따져보면 `없는 것에 가까우나 조금은 있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애매하거나 분명하지 않은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없지 않아 있다’라는 표현이 가능하다면, `있지 않아 없다’도 가능할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러한 표현은 더욱 이상합니다. 어색하거나 뜻이 분명하지 않은 말들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른 언어 사용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2006/08/29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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