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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502321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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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정재환 “경기도 중심서 한글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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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지킴이’로 널리 알려진 방송인 정재환(46)이 경기도청에서 ‘한글 사랑’을 외쳤다.
정재환은 24일 오전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제126회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에 초청돼 ‘한글 환경’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정재환은 이날 강연에서 그동안 방송활동을 하면서 겪은 한글 오·남용 사례를 소개하며 올바른 한글문화 정착을 위해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기도 공직자들에게 한글을 더 사랑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재환은 이날 강연에서 20여 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접한 한글 오·남용 사례와 ‘구석에 처박힌’ 한글의 초라한 위상 등을 직접 찍은 사진으로 소개해 청중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음악방송을 진행할 때의 일입니다. R&B(리듬앤블루스) 그룹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를 소개하면서 ‘끝을’의 발음을 ‘끄츨’이라고 했는데, 청취자에게 바로 전화가 왔어요. ‘끄틀’이 정확한 발음이라며 라디오 진행자가 연음법칙도 모르냐고 따끔하게 혼내시더라고요. 그때부터 방송을 하는 입장에서 우리말과 글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됐습니다”
정재환이 직접 겪은 일화를 통해 지적한 한글의 위상은 말 그대로 ‘땅에 떨어진’ 형편이다.
“한 번은 지방 모 대학으로 강연을 갔는데 한 학생이 올 때 ‘비행기 값’이 7만원쯤 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비행기 값이 그렇게 싸면 수백 대 사겠다’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은 ‘비행기 삯’이 궁금했던 것이죠. 우리말에는 값도 있고 삯도 있는데 구분을 잘 안 해요”
정재환은 간판에 ‘찌게’와 ‘찌개’를 같이 적어 놓은 식당, ‘수퍼’와 ‘슈퍼’를 같이 적어놓은 가게, 한자와 영문을 남용한 플래카드 등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통해 한글의 오염 실태를 고발했다.
정재환은 국제공항 입구 표지판에 크게 적힌 ‘WELCOME’과 그 아래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와 같은 크기로 작게 적힌 ‘어서 오십시오’를 비교하며 “이것이 우리 한글의 위상”이라고 말했다.
“주요소에서 기름 넣을 때, ‘만땅’이라는 일본말 대신 ‘가득, 꽉’ 등의 우리말을 쓰자고 오래 동안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요새 어떻습니까. ‘만땅’ 대신 ‘풀(Full)’을 쓰더라고요. 주차장에 ‘입구·출구’는 사라지고 ‘인(IN)·아웃(OUT)’이, 경찰차에는 어느 나라 경찰인지도 모르게 ‘POLICE’만 적혀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KB(국민은행)’을 못 찾아서 간판이 한글인 ‘우리은행’으로 주거래 은행을 바꾸셨답니다”
정재환은 또 우리말을 더 다듬고 아껴야할 관에서 정책용어에 ‘부스러기 영어’를 남발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법 용어를 국민이 알기 쉽게 고친다는 법제처가 정작 자신의 구호로는 ‘액티브 법제처’를 쓰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 제목도 ○○캐어, 비전○○ 등 영어를 많이 쓰고 있어요. 영어를 배우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세계화도 좋지만 우리말과 글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세계화죠”
정재환은 강의 말미에 ‘CYBER○○청’, ‘GLOBAL○○구청’ 등 영어를 사용한 관청의 홍보문구와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엽니다’라는 경기도정 목표가 적힌 경기도 홍보판 사진을 비교하며 “한글로 적어 놓으니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며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박신환 문화정책과장은 정재환에게 “경기도 여주에는 ‘한글 성지’인 세종대왕 영릉이 있다”며 “경기도에서도 올바른 한글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니 많은 도움을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재환은 “영릉은 일년에도 몇 번씩 찾는 곳”이라며 “한글을 사랑하기 위한 일이라면 언제라도 달려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글문화연대’ 부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재환은 지난 99년 제1회 KBS 진행부문 바른언어상 수상, <우리말은 우리의 밥이다>, <말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 <대한민국은 받아쓰기 중>, <자장면이 맞아요, 잠봉은?> 등 우리말과 글에 관한 책을 펴내는 등 남다른 ‘한글 사랑’으로 유명하다.
2007/01/24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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