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장을 짧게 하자.
한 문자에 생각을 하나만 담아 전달해야 읽는 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장은 짧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한 문장을 30자 안팎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장이 길어지더라도
60자를 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아주 짧은 문장만 계속 늘어 놓으면 문장의 호흠이 짧아져 글의 분위기가
딱딱해집니다. 그럴 때는 내용에 따라 짧은 두 문장을 길게 하나로 묶어서, 문장의 흐름에 길고 짧게 강약을
주십시오.
2) 문장 끝을 분명하게 하자.
문장 끝을 길게 늘이는 것이 상대방을 정중하게 대하는 표현법이라고 하나, 이것은 자기 속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논술 글에서는 피해야 할 표현법입니다. 대개 자기가 주장하는 내용에 자신이 없거나 근거가 확실하지
못하니까 심리적으로 말끝을 흐리는 것입니다. '-라고 본다, -측면에서는 말이다, -이 아닌가 한다, -이
아닐까 싶다, -했으면 한다'라는 말을 쓰지 않도록 합니다.
3) 외래어를 제대로 쓰자
- 중국어를 한글로 적을 때 옛날 사람이면 우리 한자음대로 한글을 씁니다.(이태백, 공자) 현대인이면 원지음을
살려 한글로 적되, 필요하면 한자를 같이 써 줍니다.[덩샤오핑(鄧小平)]지명이 과거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곳이라면 우리 한자음대로 한글로 적으나,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곳은 원지음을 살려 한글로 적되 필요하면 한자를
같이 써 줍니다. [베이징(北京)]
- 일본어는 사람 이름이나 땅 이름을 모두 원지음대로 한글로 적습니다. 필요하면 한자를 같이 써 줍니다.[히데요시(秀吉)]
- 중국이나 일본 지명 가운데 오래 써서 이미 굳어진 말은 우리 한자음대로 한글로 표기해도 좋습니다.[복수
표준어-上海->상하이/상해, 東京->도쿄/동경)
- 외래어를 표기할 때 파열음(ㅂ, ㄷ, ㄱ 따위)을 된소리로 표기해서는 안 됩니다. (뻐스, 떠블 베드,
께임-> 버스, 더블 베드, 게임)
-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ㄱ, ㄴ, ㄹ, ㅁ, ㅂ, ㅅ, ㅇ' 일곱 자만 받침으로 쓸 수 있습니다.
받침에 이 글자 말고 다른 글자가 들어 있으면 무조건 잘못된 것입니다.(초코렡, 커피샾, 케잌, 카셑 테잎)
4) '의'를 되도록 쓰지 말자.
우리말에는 원래 관형격 조사 '의'가 없었으나, 대한 제국 말엽 개화기에 지식인들이 일본말 'の(노)'를
'의'로 받아들이면서 차츰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중요한 개념을 몇 단어로 압축하려고 '의'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를 고리로 하여 한자어 명사 여러 개를 연결시키면서 우리말 서술성이 사라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우리말에서는 되도록 '의'를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상대방이 한 번만 읽어도 내용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개는 '의'를 그냥 빼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를 빼고 다른 조사로
바꾸어 주거나 '의'대신 우리말답게 길게 풀어 주어야 뜻이 분명해집니다. (컴퓨터는 인간의 피조물이다->
컴퓨터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사고의 예방과 승객의 보호를 위해-> 사고를 예방하고 승객을 보호하려고)
5) 주어와 서술어를 호응시키자.
우리말에서는 주어를 맨 처음에 쓰고, 다음에 목적어(또는 보어)를 놓고, 끝에 서술어를 놓습니다. 이때 주어는
표현할 주체를 뜻하며, 서술어는 이 주체의 속성이나 행위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주체-속성, 주체-행위가 바로
묶여야 '주술이 호응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람이 집을 흔들었다.'와 '술이 많이 취했다,'라는 문장은 둘 다 주어,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습니다. 무생물인
'바람, 술'이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서술어와 호응하는 주체를 주어로 써야 합니다.
'바람에 집이 흔들렸다, (아저씨가) 술을 마셔 많이 취했다, (아저씨가) 술에 많이 취했다,'로 싸여 옳습니다.
문장에서 주술을 호응시키지 못하는 것은 우리말이 주어를 잘 생략하는 언어라서, 글 쓰는 이가 글을 쓰다가 문장
끝에 가서 앞에 있던 주어를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글을 쓴 뒤, 어떤 주어를 생략했는지 살펴보고,
주술 호응이 잘 안 되면 주어를 확실히 하는 뜻에서 주어를 써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문장이 길어져 처음에
나온 주어를 뒤에 가서 잊어버리기도 하므로, 문장을 짧게 써야 앞에서 나온 행위의 주체를 뒤에 가서 놓치지
않습니다.
6) 영어식 문장을 우리말답게 쓰자.
-영어 단어를 직역한 문장
언어학자들은 우리말을 첨가어로 분류합니다. 첨가어의 가장 큰 특성은 용언을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즉 '가다,
예쁘다'에서 어간 '기-, 예쁘-'에 다양한 어미를 붙이기만 하면 얼마든지 의미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는 용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명사와 전치사를 주로 많이 이용하고, 단어를 적절히 배합하여
뜻을 전달합니다. 요즘 서술 어미를 이용하여 우리말답게 표현하지 않고, 명사와 조사를 이용하여 영어식으로 서술하거나
우리말다운 조사를 쓰지 않고 영어 단어를 직역한 조사를 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영어 문장의 영향입니다.
(그 사람이 나로 하여금 화나게 하였다.-> 그 사람이 나를 화나게 하였다./ 나는 그 사람 때문에 화가
났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다,-> 부모에게 재산을 많이 물려받았다, 문화 상품화이라는 이름하에서
대중의 흥미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문화 상품화라는 이름으로 대중의 흥미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이웃과
더불어 잘 사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이웃과 더불어 잘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산다)
-관형어(절)를 부사어나 서술어로 바꾸자.
영어는 문장 중심으로 뜻을 전달하기 때문에 여러 문장을 관계 대명사나 관계 부사를 이용하여 연결합니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체언을 꾸며 주는 관형절이 아주 길거나, 관형절 여러 개가 체언을 꾸며 줍니다. 말하자면 영어는
우리말보다 문장이 길고, 관계 부사 뒤에 있는 관형절이 앞에 있는 단어를 수식하기도 하여 무척 복잡합니다.
'모양이 아주 늘씬한, 기능이 다양한, 가격이 비싸지 않은 승용차가 있다.'라는 문장을 읽을 때, 사람들은
'승용차'라는 단어에 와서야 앞에 있는 여러 관형절이 '승용차'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말답게 쓰면 '승용차가 있는데, 모양이 아주 늘씬하며, 기능이 다양하고 가격이 비싸지 않다.'로 되어 의미를
이해하는 시간이 훨씬 절약됩니다.
- 영어식 피동문을 우리말답게 쓰자.
우리말 피동문이 영어 수동태 문장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문장 안에서 사람에 비중을 두고 사람을 행동의 주체로
앞 세운다는 것입니다. 문장 속에서 사물만 등장할 때는, 피동, 능동에 상관없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을 앞에
놓으면 됩니다. 두 사람이 등장할 때는 대개 어른이나 윗사람을 행동의 주체로 내세웁니다.
피동접사 '-이-, -히-, -리-, -기-'를 아무데나 붙이기도 하고, '-어지다, 되다, 당하다, 받다'를
붙이거나, '약화되어졌다'처럼 세겹 피동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그리고 자기 의지나 판단을 표현할 때는 전혀 '피동'으로 쓸 수 없는데도 '생각되다, 당황되다, 존경되다,
추진되다, 판단되다, 전망되다, 지속되다, 예상되다, 추정되다, 서술되다' 같이 쓰기도 하는데 모두 '-하다'라고
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말에도 '만들어지다, 어떤 상태에 놓이다' 같은 뜻일 때는 '되다'를 붙이기도 합니다. (의사가 되다,
얼음이 되다, 한 시간 정도 되다, 떨어지게 되다, 도움이 된다)
-명사절을 없애자.
한 문장 끝에 명사형 어미 '-(으)ㅁ'을 붙여 다른 문장 속에 한 성분으로 넣는 것을 명사절이라고 하는데,
영어식 표현입니다. 우리말은 서술 어미를 잘 활용하면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얼마든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많이 먹었음'처럼 서술어 어미 대신 '-(으)ㅁ'을 붙여서 서술어의 서술성을 죽이면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많이 먹었으나'라고 쓰면 되는데 '많이 먹었음'을 이용하여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식으로 한자어 서술어까지 덧붙일 필요가 있겠는가. 명사절을 이용하여 문장을 쓰면 우리말의 서술성을
죽여 아주 장황해질 뿐만 아니라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 명사문을 되도록 동사문, 형용사문으로 쓰자.
우리말 서술어는 '어찌하다(동사)'와 '어떠하다(형용사)'와 '무엇(명사)이다'로 끝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말의 특징 서술어의 발달을 들 수 있는데, '무엇이다'로 끝나는 명사문보다 동사와 형용사로 끝나는 문장이
훨씬 우리말답습니다.
물론 우리말에도 '-이다'가 붙어야 자연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그럴 것이다, 모자라는 편이다, 관리하는 셈이다,
모색할 때이다, 어려운 실정이다' 등이 그 예입니다.
7) 글을 객관적으로 쓰자.
논술의 생명은 논리이고, 논리는 객관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논술에서 객관정이란 자기가 쓴 글을 남들이
읽고,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라고 인정해 주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다른 사람이 납득할 만한 이성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 존칭어를 쓰지 말자.
논술 문장 끝에 '-습니다, -시오, -세요'를 붙여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존칭 선어말 어미 '-시-'를
놓어도 안 되며, '-님' 따위를 붙여 높임말을 만들어도 안 됩니다.
- 편견과 선입관이 담긴 단어를 쓰지 말자.
논술 글에 편견과 선입관을 담지 말아야 객관성을 인정받습니다.
여러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논거의 '가능성'을 주어야 하니 문장에서 '우리'나 '사람들이'가 행위의 주체가
되어야 논술 글답습니다. 물론 '우리'를 쓸 때도 주의해야 하는데, '나, 청소년'의 뜻으로 쓰게 되면 논술의
주의사항인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객관성을 잃기도 쉽습니다.
또 상대방을 비웃는 말('한심한, 역겨운, 주제넘은' 따위)을 넣어서는 안 되며, 절망이나 감탄 같은 감정을
듬뿍 넣은 말('안타깝다, 한스럽다, 슬프다, 애석하다' 따위), 의성어와 의태어('펄쩍, 고래고래, 엉엉'
따위)를 쓰지 마십시오.
- 보조사와 보조 용언을 조심스럽게 쓰자.
'보조사'는 앞 말에 붙여 그 문장에 특별한 뜻을 보태 주는 조사를 말합니다. 보조사를 잘못 쓰게 되면 자신의
감정이나 편견이 드러나 객관성을 잃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코가 길다.'가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면, '미국 사람은 나쁜 짓을 하면 안 된다.'는 다른 나라 사람은 나쁜 짓을 해도 된다는 식이라서
대부분 사람들이 인정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객관성을 잃습니다.
보조 용언을 붙여도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편견이 들어가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빵을 무지하게 먹었다.'라는
문장 끝에 '대다'를 붙여 '빵을 무지하게 먹어댔다.'로 바꾸면 말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바뀝니다. 앞 문장은
먹는 행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반면 뒤 문장은 먹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 평서문으로 쓰되, 감정을 절제하자.
학교 문법에서는 문장을 다섯 종류로 나누나 논술에 필요한 문장으로는 평서문밖에 없습니다. 다른 문장 표현들에는
이미 필자의 개인적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는 '살펴보기로 하겠다, 살펴볼 필요가 있다'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의문문을 사용한 경우는 주로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수사의문문입니다. '정말 그럴 수 있단 말인가?'는 '믿기
어렵다. 정말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표현입니다.
극단적인 감정 표현을 피하려면 '반드시, 꼭, 기필코, 절대적으로, 가장 많이, 매우 뛰어난, 아주 절대적인,
어쨌든, 언제나, 모두 다'와 같은 말을 쓰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주장에 '절대적'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만약 단정적인 주장을 하였다면, 그 뒤에 근거를 덧붙여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가령, 말하자면, 예를
들어, 왜냐하면'을 사용해서 보완하여야 합니다.
단정적인 말인데 마땅히 근거를 대기 어려울 때, 남을 끌어들여 자기 글을 객관적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 개인적인 정서를 드러내더라도 혼자만의 생각이 아님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보편적 진리,
과학적 사실, 통계 자료, 격언을 끌어와 뒷받침해도 됩니다.
- 문장에서 거품을 빼자.
논술에서는 문학적인 문장이 나쁜 문장입니다. 문학적인 문장은 필자의 주관적 정서를 드러내 객관성을 죽이기 때문입니다.
논술 글은 좀 더 구체적인 문장으로 서술해야 합니다. 뜻이 모호한 단어, 외래어나 외국어, 한자어를 많이 섞으면
살아있는 글이 아닙니다. 따라서 체언을 꾸며 주는 수식어를 줄이고, 개념이 분명히 드러나는 단어를 선택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