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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컴퓨터, 기술
<여론마당>사투리도 컴퓨터음성인식 가능해야

지금 정보통신 음성인식 기술이 상당히 진전됐다. 대문 앞에서 문 열어 하면 대문이 열리고 컴퓨터 앞에서 켜져라 하면 켜지는 식의 첨단기술이다. 몇 년 내에 우리의 모든 전자기기가 이렇게 바뀐다는데 문제는 따로 있다.
이 음성인식기계들이 완전히 표준어만 인식하도록 만들 경우 사투리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리 오라는 말도 영남에서는 이리 온나, 이리 오라카이 등으로 쓰고 호남은 이라 오랑께, 충청도는 이리 와바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컴퓨터 전 문가들은 이런 사투리를 모두 알아듣게 하려면 용량을 너무 많이 차지해 컴퓨터가 감당을 못해 사투리를 안쓰는 것이다. 그렇다면 음성인식기계는 결국 서울 사람들과 서울말을 배운 지방의 극소수 사람만 쓰게 된다는 얘기다. 음성인식기계는 사투리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강한 억양 과 사투리를 쓰는 지방에서는 음성인식기계를 전혀 쓸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지방 사람들은 졸지에 컴맹이 되든지, 아니면 사투리가 완전히 없어지든지 둘중에 하나가 된다는 얘기다. 이건 단순히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아주 심각한 문제다. 우리 언어 중에 사투리가 없어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사투리가 가지고 있는 민속학적, 언어학적 중요성 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재고해 음성인식 컴퓨터가 사투리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이건 겉으로는 큰 문제가 아닌 듯 싶지만 만약 음성인식기계가 일반화될 경우 사투리를 쓰는 지역에서 지역차별 등을 문제삼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

전준선·서울 강북구

2003/01/06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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