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땅 사는 김 선달이란 사람이 그때 한 천석거리가 있드랴.
그, 나와(화자 자신을 가리킴) 같이 술을 잘 먹었던 사람이여. 노상 술을 먹고 주막을 다니고, 늘 친구들 만나서 술을 사 주니라고 천석거리가 다 없더졌다고. 그런 이후 자기 돈이 없어서 다 되어 버리니깨, 생전 저의 술동무 헌다고 허고 와 앉아서 오기를 기다리는 그 친구들이, 자기돈이 떨어지고 보니깨, 주막을 탁 가면서 보니깨 술을 먹다가 술동이 잉겨 보린다 말여. 감추아. 그 자기 술로 시상(世上)을 산 사람들이. 아, 그래 가만히 술을 한잔 달라고 허니, 돈이 떨어져 노니 그 주모가 술을 주들 안 헌다 그이말이여.
"에라, 세상은 이렇게 한심한 것이구나. 내 돈 있을 때에는 친구가 좋다고 허구 내가 돈 떨어진개 친구가 없다."
이거여. 그래 한심해서 가장 친한 친구한테 가갖고.
"여보게, 내가 도저히 이 이렇게 살 수가 없으니 돈 좀 어떻게 해주면 어떤가?"
천만에 말씀이여.
"아, 이사람아, 뭔 돈이 내가 있단가? 박 천지 왔으면은 그 돈을 벌려 주텐디 못 빌려 주겄네."
이, 이런 소리만 헌다 이거여. 이제 돌아와서, 땅 집터 쪼금 있고 뭐 좀있는 것을 통통 다 팔아 가지고,
"이왕 이렇게 될 바에는 성루 한양 기경(구경)이나 허고 한번 죽겄다."
허고는 싹 팔아가지고는 짊어지고 서울 길을 떠나는디, 서울을 가자면 몇날 며칠 갈 거 아니여? 그래, 산밑에 가니까 일모(日暮)가 딱 닿는디, 주점이 하나 있다 그말이여. 그래, 주점에 가서 찾은개 노파 한 분이 떡 나온다 말이여. 아, 그래 사정을 혀가지고,
"하루 저녁 유식(유숙, 留宿)허구 갈 수 없냐?"
고. 그래, 방을 빌려 줘서 거기서 자라고 헌다 이말이여. 엄중설한에 추운디 자다가 본개, 부엌에서 뭣이, 부엌에서 뿌시럭뿌시럭 소리가 난다 그말이여. 아, 그래서 이것이, 그때 말로 `호랑이가 많이 살기 때문에 호식을 헐라고 그런가?` 허고, 에 나가서 정지 부엌을 보니까 아, 어떤 달달떤 놈의 여자 하나가 벌벌 떨고는 부엌속으로 들어가서 잘라고 헌다 이말이여, 그 보아하니 사람이 처량하게 생겨서,
고 했어. 들어오라고, 그 방으로 들어오라고 손해서 그 움목에다 딱 앉혀 놓은개 산발 떨 듯 떨어, 이놈의 여자가 시커먼디. 아, 그래 이놈을 제대로 두었다가는 죽이기 생겼고, 그런개 그 주막집이 이불이 초창(소창)이 힌 것이 있잖어? 검을까 싶어서 뒤집어 서, 이놈을 시쳐서 놈이 밑으로 들어가게 그래 가지고 아랫목에다 뉘었다 말이여.
[조사자: 주막집에서]
따뜻한 데서 어한(禦寒)이나 허라고, 자기는 윗목에서 잤다 이 말이요.
[조사자: 최선달이 서울에서요?]
아, 그 주막집에서. 지금 성루 올라가는 도중이여, 도중 큰 태산 밑에 있는 주막 집에서. 그래 가지고 아, 그리고 자다가 보지깨 자기도 윗목에서 잔개로 추운개, 사람이란 것이 추우면 자동 케이스로 아랫목으로 파고 들어가기 정상이지요. 그래 아랫목으로 파고 들어갔다가 남녀가 붙으니깨, 이것이 음향(陰陽)이 교습(교섭)이 되야. 아무리 저리 빌어먹은 당나귀같이 안 생겼지만은. 그래 인자 교섭을 딱 허니, 허고 난 이후 아침에 막 그 주막 할망구 보면은 큰일나게 생겼고, 보내기는 보내야겠는대, 일어나서 생각해 본깨 그때 돈 백, 한 백 냥을 갖고 서울구경허려 간 것이 백 냥이여. 아, 한번 거시기해서, 장근(항상) 사랑이란 국경을 넘어간다는 것인개, 한번 정을 했는디 그냥 보낼 수는 없고, 그러니깨 헌개, 호주머니 있는 돈 백냥을 면서,
"여자라는 것은 첫째 몸이 깨끗해야 허여. 그러니깨 이 돈을 줄 테니깨 가서 목욕부터 딱 허고 채채(채채)한 의복 한날 딱 갈어입고, 어디 가던지 이런 굿을 하던지 장사를 허고 살아라."
고 그런개 그 여자가 가면서,
"당신은 어디 사는 분이요?"
똑똑히 가르쳐 주지 아니허고,
"강진(강진)사는 김가라."
고 딱 해버렸어, 김서방이라고. 아, 그런디 이 사람이 여자는 떠나 보냈는디, 이 사람은 서울을, 한양을 갈라니 돈이 떨어져 갖고는 갈 수가 있는가? 도로 고향으로 내려왔어. 내려와서 그 참, 없는 친구한테 가서 사정을 헌개. 그때 새비젓 한 통 값을 주어,
[조사자: 새비젓이 뭐예요?]
새비젓 새비젓, 옛날에는 `새비젓 사시요.`허고 지게다 짊어지고 새비젓,
[조사자: 아! 새우젓]
아, 그것을 한 독을 쳐서, 값을 줘서 그놈을 짊어지고 팔면서 서울을 올라갈라고. 아, 가면서 팔면은 이냥 그때부터 채소가 익기 시작해 갖고는 이냥 얼매 못 가서, 이냥 팔려버리고 팔려버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꾀가 나.
"이것 무거운 것 짊어지고 서울 한양을 길 것이 아니라, 새우 장사를 허면은 이놈이 개봇허니(가벼워) 좋겠다."
그래서 인제 새우장사란 말이여. 새우가 고것고것을 사 갖고는 서울을 당도해 가지고, 모 여관을 떡허니 들어가 보니깨 여관 간판이 `강진원`이라 허고 써 놓았단 말이여.
[조사자: 강진원이요?]
응! 강진 땅에서만 산단개로, 해 노은깨로 과거 강진 김선달의 말을 듣고 강진원이라. 이 간판을 붙였던거여. 그런니 그으로(거기로) 들어가서 본개, 순 장사꾼만 좌우지간 재운 여관이여. 그래인자 하루 저녁 거기를 들어가서 젱리 뒤에서 인자 있는디, 그 주인 여자는 유리창을 딱 놓고는 안방 아랫방 놓고 큰 상우(上)방으로 해놓고 장사꾼을 뺑 돌려 앉혀 놓고는 재이는디(재우는디), 가단기제(각기), 자네[채록자를 가르킴]맹이로 애기를 해야 많이 재워 주지, 애기 한 자리 안 해 주면 떠내버려. 영, 아 이것 큰일났단 말이여. 아, 그래 자기 차례가 돌아왔는디, 아 어쩔 수가 없어.
"아, 어제 보는 것도 이얘기요. 오늘 보는 것도 이얘기요. 그런개 그것이 진짜 얘기니깨 얘기를 허라."
고 . 아, 그러니깨 이 이가 자기 이 얘기를 전사(전사) 애기를 쪽 해서, 새우장사를 해 와서 여기까지 도착해 왔노라고. 아, 이런개 이 여자가 가만히 보니깨, 진짜 남편을 거기서 찾아드랴 그 말이여. 아, 그래가지고 당장 그여자가, 당장 그 여자가 안(안) 여자들을 시켜서, 지금으로 말허면 식모들일 테지, 시켜 가지고 목욕탕에 가 갖고 목욕을 시키고는, 방에 들어올 때에, 밤중에 그 이를 만난 이후이이니깨 키가 큰 지 적은 지 이것을 모른다 그말이요. 그런개 갓도 크고 적고, 또 궤문 하나 열면은 망건도 크고 적은 놈, 오도 크고 적고 해 가지고 거부가 돼 버렸어. 그 여자는 왜 거부가 됐느냐? 그 질로 가갖고 빵장사를 했어. 또 떡장사도 허고. 그래가지고 연방 고것이 에,
"에라 이것, 서울 가서 어, 장사를 허야겄다."
고, 이것이 이냥 물 묻은 박아지. 깨 달라붙 듯 이렇게 돼 버렸다고. 아, 그래가지고 그 여관을 해 가지고 돈을 그렇게 몽땅 벌어놓고, 일거일주야(매일) 생각이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장사꾼을 재우기 위해서였다고. 그런개 만나 가지고는 그 옷을 싹 갈아 입혀 가지고 보니깨,
"이것 꿈이냐, 뭐이냐? 이것 나를 잡아, 나를 잡아. 서울에는 눈꾸녁(눈구멍)도 이냥 빼서 잡아 죽인다고 허더니 인자 참말로 옳게 잡혀서 죽일라고 그런가비다."
허고 있었더니, 싹 갈아입혀 놓고는 전사 이 일을 죽 여자가 헌다 말이여. 그런개 그 여자이거든. 아, 그래서 거기서 인자 생활을 헌디,
만날 먹고 만날 고급으로만 먹고 앉았으니 사람이 살 수가 없어. 그것도 기동(기동, 기동)도 허고 운동을 허야지, 아, 그러니깨 이 여자가 헌다 말이, 하루 돈을 주면서,
"아, 당신 쓰고자 허는 대로 좀 돌아다니면서, 돈이나 좀이나 써 보시오." 당신 위해서 돈을 모아 놓았으니 쓰고자 허는 대로 한번 써 보라."
고. 아, 돈을 준 놈을 갖고 나가서 보니, 음식점에 가도 지그집이 있는 것 뭐 다 귀찮하다고, 다리밑에 가니께 거라지(거지)떼들이 그 아동들이 웅크리고 있고. 만날 가서 그 돈을 타다가 가들(그애들)주었어. 고것이 생활이라 날마다 돈 쓴 것이. 아, 그러니깨 그여자가,
"아니 맨날 돈 갖다가 그 그것으로 만족이 되냐?"고.
"아, 그렇다."
고. 그래서 하루 인제 고것을 주고 한간데(한군데) 모퉁이를 돈개 고가집이여. 우리 집맹이로 요렇게 생겼는 집이라. 아, 잘 지은 집인디, 찌끄러지고 풀이 이냥 치솟아가 갖고 있다고. 거기 가서 사람을 찾으니깨 종도 없고, 그때 시절에 종도 없고 새문에 들어가서 찾으니깨 흐연 노인 한 분이 나오셔.
"그 누구냐?"고.
"아 들어오라."
고 해서
"아, 지나가는 나그네가 하도 이리 좋은 집을 묵혀 놓았기 때문에 일(억지로) 기경(구경)삼아 들어온 것이라."고.
"아 들어오라."
고. 그래가지고 그 노인허고 친해져 가지고 날마두 장기를 둬. 장기를 두는디, 돈 타다가 그때는 날마두 배(倍)를 인제 불렀어.
마누라 보고,
"그 돈 갖고 안 된개로 달라."
고. 해 가지고 장기 두면서 그 영감은 그 돈을 늘 갖다 주어. 그런개 이 영감이 인제 집수리를 허라고 해서 집 수리허고, 인제 해가지고 인제 그 전에 나갔던 종도 인제 심바람(심부름꾼도 오고, 그래갖고 살게 했는디 장기 두면서 저녁이면,
"장이야."허고.
"장 받아라."
했는디. 나중에 그 부인이,
"당신, 대체 날마다 백냥을 갖다가 어따가 썼오?"
헌개,
"아모댁 모퉁이 돌아가서 보니깨, 그 기와집이 있는디 약시약시(若是若是)해서 그 영감님허고 장기를 두면서, 하두 닥까워서(딱혀서) 내 그 집이 구제를 했노라."
고 헌개,
"장기 두면서 `장 받어라`허고. 그 사람이 짐승으로 했어, 뇌퇴(老退)돼 갖고, 지금 정치사업으로 후퇴돼 갖고 있는 거여. 그러니 만약 그 어른이 당신같은 이를 알게 되면, 당신 같은 이를 알게 되면, 당장 목을 베. 그러니깨 내일 아침에 당장 수속 꺼대기(돗자리)를 갖고 가서 방아메로(죄인처럼) 해 가지고 가서 `살 살려다라`고 빌으라."고. 아, 그래서 가서,
"아, 그런 중도 모르고 그랬다."
고, 문간에 가서 문도 열기 전에 뜨드려서(뚜드려서) 꺼적을 깔아 놓고,
"아무개 대령이요."
허고 빌으니깨, 그 몸종들이 날마다 장기두고 돈 갖다 준 아이, 김서방이 그러니, 아이 이것 큰 문제이거든. 아니, 그 사람들도 돈을 주었싼개로, 제기 그 사람이 제일인 줄 알고 누가 제일이여? 근개, 영감님이 근개,
"왜 바깥이 시끄럽냐?"
헌개,
"아, 아무개가 이제 와서 당일 문가에서 구르면서 `죄를 지었노라`고 막헌다."
고. 아, 그러니깨 보선발로 뛰어오면서,
"아이구, 뭔 일인가, 이 사람아. 내가 자네 통에 이렇게 살았는디." 아, 딜고 디려가서,
"참, 술상 차려오라."
고 해서 술 채려다 놓고 장기를 두는디 아, 인자 그제에는 `장 받어라`소리 못 허것단 말이여. 이, 그래 가지고 딱 들어가니깨 아, 그 양반이 영의정으로 딱 들어앉았는디 뭐, 당장 이사람 불러다가 강진 원을 시켰어. 그래 갖고 기한 차면은 도로 강진원, 도로 강인 원 살고, 또 `살고 나면 강진 원`이 그래서 강진 원이여.

- 채록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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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장성 사거순창`이란 말이 있습니다. 살아서는 장성이요, 죽어서는 순창이란 말인데 장성은 살기가 좋다 하는 애기입니다. 살기가 좋다는 것은 곧 선비의 고장이란 뜻인데, 선비의 고장이라는 것은 이곳에서 유명한 하서 김인후씨 이후로 이곳은 선비의 고장으로 일컬어 왔습니다.
하서 김인후선생 당시에는 장성이 선비의 고장이라고 그랬던 건데, 당시에 송강 정철 선생도 같이 동문수학을 했다고 그래서 이곳을 왔다 갔다 하면서, 그 이후에 송강파하고 하서파가 나눠졌다고 해요. 그 학파가 지금도 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사거순창이란 말은 순창가면 명당이 많다 하는 애깁니다. 순창에는 지금도 명창이 많이 있다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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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에 `생거제천`이요 사거성주란 말이 있어, 그 말 유래가 무엇인가 하면, 옛날에 제천서 살던 놈이 죽어서 저숭을 갔더니, 최판관이 생사부(生死簿: 저승에서 갖고 있는 이 세상 사람이 죽을 나이를 적은 책)을 보더니 고개를 짜웃짜웃함서 입맛을 쩍쩍 다셔.
"너는 아직 여기 올 때가 아닌데 왔다. 도로 인간세계로 나가라!"
그런개 제천놈이 화를 벌컥 내면서,
"이 따우(따위)짓을 해서 누구를 골탕먹이는 거야!. 이미 내 송장은 썩었는데 어디에 의탁해서 나가란 말이냐?"
"허 참, 저승차사가 잘못 잡아와서 이 봉변이구나?"
하고 최판관(최판관)이 난처하고 있는데, 이때 또 하나 저승에 잡혀 온 사람이 있어.
"너는 어디서 오느냐?"
"네, 저는 경사도 성주에서 옵니다!"
그러자 최판관이,
"야, 이놈 제천놈아, 저 성주놈 송장은 성성(성성.생생)한개 그리 의탁해서 나가거라!"
그래 성주로 다시 환생(환생)했어.
아, 제천놈이 성주로 혼이 붙어 나왔으니 야단이여. 성주집에서는 죽었던 아버지가 다시 살아난게 좋아서 야단인데, 한다는 소리가,
"여기가 어디여? 나 우리집으로 갈라요!"
"영감, 여기가 집이지 어디가 집이오?"
막 아들이고 마누라고 놀래서 물은개,
"우리집으로 간단개, 여기는 아니여, 제천이란 말이여!"
하고 붙들어도 기어이 떨치고 갔어. 제천 자기집을 턱 들어간개, 할멈(부인)이 질겁하게 놀래갖고,
"아이구, 부슨 생판 모른 영감이 안방을 다 들어온대냐! 야들아 이리 좀 와라, 무슨 불한당 영감 하나가 들어온다!"
고 야단이여.
"아니 날세, 죽었다가 살아난 자네 영감이네···."
그래 가지고 야단야단이 낫지.
아들들이 서로 자기 아버지래. 그래 고을이 시끄러워 졌어.
하는 수 없이 고을 원님한테 소지(所志: 청원이 있을 때 관청에 내는 글.訟訴)를 정하니(올리니, 재판을 바라니) 원님이,
"생거제천하고 사거성주(生居堤川死去城州)라. 살기는 제천에서 살고 성주집에서는 제사를 지내거나 상주 노릇을 말아라!"
하고 판결을 내렸어.

속담에 `생거제천`이요 사거성주란 말이 있어, 그 말 유래가 무엇인가 하면, 옛날에 제천서 살던 놈이 죽어서 저숭을 갔더니, 최판관이 생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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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사람하고 용인 사람하고 승(성)이 똑 같애, 나이도 같고 두 사람이 한날 죽었어. 한날 딱 죽었는데, 그래서 저승에 떡 들어가니 용인 사람이 그날 들어가는 날이고, 성명 삼자가 같으니 이놈 사자가 와서 한단 말이야. 진천 사람은 몇 해 더 잘 사람이, 살 사람을 데려왔거든. 그래서,
"진천 사람은 내 보내라."
그래니까 진천 사람이 나와 보니 하마 신체를 갖다가 묻었어. 생거(생거)진천에 사거용인하다. 그래서 용인 사람이 살아서 나왔는데, 시체를 갖다 묻으니 거 들어갈 때가 없어. 이러니 혼이 사방 돌아 댕기다 보니 진천을 가니까 참, 그 신체를 안 갖다 묻었거덩. 그래 그놈이 그 신체로 혼이 쑥 들어갔거든. 사람은 용인 사람인데, 진천 사람이 마, 살아나서 떡 보니 자손도 자기 자손도 아니고 집도 자기 집이 아니고 ,용이 사람이 거 가서 태어났으니, 그래서 자기 자손이라〔······〕 있는가. 그래서 진천이 자기 집이 아니니까네, 그래서 용인 집을 찾아왔거든, 혼을, 내 정신 바로 있으니까 용인을 찾아오니 용인 집 자손들이 즈 아버이 갖다 묻었는데, 즈 아버지 살아오니 도시〔······〕자를 안 해. 그집 식구 전체가, 아들도 할매도(할머니도) 그래니,
"아, 이게 내 집인데 네가 나 자식이고, 내 마누란데 어떻게 나를 이렇게 괄세를 하느냐?"
아무리 싸워도 안되거든. 그래 인제 원님한테 정장을 갔어. 정장르 갔는데 원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원이 명관이야, 가만 생각해 보니 지천 사람과 용인 사람이 한ㄴ라 한시에 죽었는데, 그래서 자손을 두 집 자손을 갖다가 불러다 놓고는,
"너는 언제 갖다가 부모 감장했느냐?"
"나는 아무 날 아무 시 감장을 했습니다."
"나는 며칠 있다가서 감장을 했습니다."
"분명 용인 사람인데 진천가 살아났으니, 그래믄 살아선 지천 사람으로 부모를 섬기고(生居鎭川) 해라. 죽거든 용인 사람이 시체를 찾아가거라."
그래서 생거진천(生居鎭川)이요, 사거용인(死去龍仁)이라 있거던.

진천 사람하고 용인 사람하고 승(성)이 똑 같애, 나이도 같고 두 사람이 한날 죽었어. 한날 딱 죽었는데, 그래서 저승에 떡 들어가니 용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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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 마을에 다른 곳으로부터 무식쟁이 량반 한 사람이 새로 이사를 왔다.
돈과 권세로 못하는 노릇이 없는 그였으나 워낙 글공부가 질색이여서 어린 때부터 종시 글공부를 아니하며 빼돌다보니 결국은 까막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남들 앞에서는 학식이 있는 것처럼 두루 꾸며대었다.
하여, 가난하여 글공부 못한 사람들이 편지를 가지고 가서 보아달라고 하면,
"이놈아, 네따위놈들의 그따위 시시껄렁한 엽서나 보아주자고 돈 팔아 공부한 것 같으냐? 어서 썩 물러가라!"
했고, 마을의 훈장이나 유지들이 그와 더불어 학문을 의논하자고 하면,
"싹싹 걷우게. 공연히 머리 앞으게 글을 담론해선 무엇하나. 그럴거면 차라리 술이나 한 잔 마시세."
하며, 딴전을 부리군 하였다.
이러던 어느 하루 바람이 몹시 부는 날 그의 머슴 하나가 눈을 부비며 그의 딸에게서 온 편지 한 장을 들고 들어왔다.
헌데, 까막눈 그로서는 그게 도대체 무슨 내용의 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조용히 마누라를 방에 불러 들였다.
"여보, 마누라, 우리 딸년한테 무슨 불상사라도 생기지 않았을꼬?"
"아니, 왜요?"
"글세 이자 머슴녀석이 이 편지를 전하는 때 보니 눈을 부비며 들어오더라니까"
"그래요? 가만 있자. 옳지, 이자 보니 딸년이 해산 때가 막 되었겠는데유."
그 말을 들은 량반은 편지장을 거꾸로 든 채 말했다.
"옳거니, 아이고! 딸년이 난산에 그만···."
"아니, 난산에 어찌 됐단 말이요?"
"글세, 난산에 그만 죽었다는 글이로구만!"
"아이고, 이 내딸아···."
녀편네가 통곡하자 량반도 뒤따라 땅르 치며 곡성을 련발했다.
동네 사람들이 우루루 모여 들었다.
이때 글 아는 사람이 있어 그 편지를 나꿔채 보았더니 그것은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의 글이 적힌 것이 아니라 딸이 쌍둥이를 낳았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이에 사람들은 배를 끌어안고 웃으며 말했다.
"여보시오, 량반님. 정말 당신의 박식에 �꼭� 소가 웃다가 꾸게미 터지겠소그려!"
이로부터 《삶은 소가 웃다가 꾸레미 터지�募�.》는 속담이 생겼던 것이다.

( 延邊, 李龍得 )

옛날 한 마을에 다른 곳으로부터 무식쟁이 량반 한 사람이 새로 이사를 왔다.
돈과 권세로 못하는 노릇이 없는 그였으나 워낙 글공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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